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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봄'…김정은, 조용필·레드벨벳 등 출연진과 일일이 악수

1일 오후 6시50분 북한 동평양대극장에서 남한 예술단의 공연이 열렸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부인 이설주와 함께 공연을 관람했고, 공연 후엔 출연진과 일일이 악수하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공연은 당초 오후 5시30분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이날 오후 북측의 요청으로 2시간 늦춰졌다가 다시 오후 6시50분으로 최종 변경됐다. 갑작스러운 시간 변경 소식이 알려졌을 때부터 김 위원장 부부나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방문이 결정된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27일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의 사전 행사이자 지난 2월 강원도 강릉과 서울에서 열린 북한 예술단 공연의 답방 행사로 기획됐다. 한국 예술단의 평양 공연은 2005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조용필 콘서트 이후 13년 만이다. 공연의 공식 명칭은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이었다. 여기에 남북 관계의 역사적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의미에서 '봄이 온다'는 부제가 달렸다. 2시간10분 동안 이어진 무대에는 조용필을 비롯해 이선희.최진희.윤도현.백지영.레드벨벳.정인.서현.알리.강산에.김광민 등 총 11명(팀)이 올라 총 26곡의 노래를 불렀다. 지난 2월 북한 예술단이 강릉과 서울에서 부른 이선희의 'J에게'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 즐겨 불렀던 것으로 알려진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 등도 선보였다. 사회를 맡은 가수 서현은 북한 가수 김광숙의 대표곡인 '푸른 버드나무'를 노래했고, 윤도현은 김정은 위원장의 생모 고용희(2004년 사망)의 애창곡으로 알려진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불렀다. 마지막 무대는 조용필의 '친구여'와 윤상 음악감독이 발라드 식으로 편곡한 북한 노래 '다시 만납시다' '우리의 소원'을 합창하며 마무리됐다. 이날 동평양대극장은 1500석 객석이 모두 꽉 찼다. 한국 예술단은 3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 합동 공연을 펼친 뒤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환한다. 한국 태권도시범단의 평양 공연도 1일 펼쳐졌다. 태권도시범단은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50분 동안 평양 만경대구역 청춘거리에 있는 태권도전당에서 시범공연 '점화, 가슴에 불을 붙이다'를 선보였다. 이 자리에는 북측의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김영호 내각 사무장, 김경호 조선태권도위원회 위원장, 김춘식 국가체육위원회 서기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김일출 태권도시범단 총괄단장, 나일한 시범단 단장이 함께했다. 승무 퍼포먼스로 시작된 이날 공연은 호신술 시범과 고공격파.감각격파 등 발차기 시범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도복 띠로 눈을 가린 단원이 공중회전 발차기로 목표물을 가격하자 2300여 명 관객의 환호와 박수가 이어졌다. 여성 단원들의 부채춤과 어우러진 품새를 선보이고 '고향의 봄' '아리랑' 등의 선율에 맞춰 공연하는 등 강함과 부드러움을 함께 연출하는 퍼포먼스도 눈길을 끌었다. 방탄소년단의 노래 '파이어'에 맞춰 공연하는 부분에선 관객들의 표정이 굳어지면서 태권도단이 박수를 유도해도 반응하지 않기도 했다. 남측 태권도시범단이 평양에서 공연하는 건 분단 이후 두 번째이며 2002년 이후 16년 만이다. 태권도시범단은 2일 같은 장소에서 북측 시범단과 합동 공연을 할 계획이다. 이지영 기자, 평양공연공동취재단 jylee@joongang.co.kr

2018-04-01

"실향민 부모 둬 만감 교차"…강산에, 평양 공연단 합류

"설레고 만감이 교차합니다. 실향민인 부모님이 살아생전 못 가보신 곳을 전후 세대인 제가 가수가 돼 그 역사 속으로 가는 것이니, 뭉클하네요." 싱어송라이터 강산에(55·사진)는 4월 1일과 3일(한국시간) 평양에서 열릴 우리 예술단의 공연에 합류한 소감을 묻자 "내 어머니의 삶이 한국 근대사"라며 감회가 누구보다 남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6년 금강산에서 열린 'CBS 금강산콘서트'에 출연해 북한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평양에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그때는 개성공단도 열려있고 지금처럼 큰 정치적인 배경은 없었다. 그저 북한에서 공연한다는 생각에 설레었고, 우리 문화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흥분됐었다"며 "하지만 이번엔 정치적으로 초민감 한 상황에서 평양이란 북한의 중심부로 가니 그때와는 또 다른 기분"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만감이 교차하는 배경에는 집안의 남다른 역사가 숨어있다. 충청도 출신인 그의 어머니는 함경도로 시집을 가 1949년 첫 아이를 출산했지만 이듬해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어머니는 남편과 생이별하고서 아이만 둘러업고 흥남부두에서 배를 타고 목숨을 건 피란을 해 거제에 정착했다고 한다. 함경남도 북청 출신인 아버지 역시 전쟁으로 피란 통에 처자식과 뿔뿔이 흩어지게 됐고, 거제에 둥지를 틀었다. 한의사였던 아버지는 같은 피란민 처지인 어머니와 가정을 꾸렸고 거제에서 강산에와 그의 누나가 태어났다. 그는 "14살 차이인 우리 형은 갓난아기 때 엄마 품에서 내려왔다"며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에게 일본 강점기와 한국전쟁, 피란 시절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한 마디로 내 어머니의 삶이 한국의 근현대사"라고 설명했다. "어머니는 전쟁 얘기만 나와도 몸서리를 치셨어요. 포탄이 날아다니고 사람들이 죽는 아비규환에서 생을 지내왔으니 얼마나 고통스러웠겠어요. 어머니 톤으로 하자면 '아이고 야야, 아이고 야야'라며 말문을 잇지 못하셨죠. 영상이나 자료를 통해 역사를 간접적으로 접했지만, 트라우마로 신경성 약까지 드시는 어머니의 삶을 옆에서 보면서 그 공포를 몸으로 가슴으로 체득하게 됐죠. 그래서 어떤 명분이 있어도 전쟁은 반대입니다." 그러면서 강산에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쓰면서 대표곡 '...라구요'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눈보라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부두 가보지는 못했지만/ 그 노래만은 너무 잘 아는 건/ 내 어머니 레파토리/ 그중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남은 인생 남았으면 얼마나/ 남았겠니 하시고/ 눈물로 지새우시던 내 어머니/ 이렇게 얘기했죠 죽기 전에/ 꼭 한번 만이라도 가봤으면/ 좋겠구나 라구요'('...라구요' 중) 12년 전 금강산 공연에서 '...라구요'와 '넌 할 수 있어',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등 7~8곡을 부른 그는 이번에는 2~3곡을 부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라구요'는 꼭 불러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그쪽(북측 실무단)에서 '넌 할 수 있어'와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이 괜찮다고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명태'란 노래를 꼭 부르고 싶다. 함경도 사투리가 나오는 곡으로 아버지를 생각하며 만든 노래"라고 소개했다. '영걸이 왔니 무눙이는 어찌 아이 왔니/ 아바이 아바이 밥 잡쉈소 어/ 명태 명태 라고 흠흐흐흐 쯔쯔쯔/ 이 세상에 남아 있으리라'('명태' 중)

2018-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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